어제도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추운 겨울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르더니,
이번엔 녹여달라고 성화다.
비닐팩에 들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아 먹으려면
제대로 녹여야 제맛일 테니까!
몇 번 해주다가 너무 귀찮아진 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내가, 냉장고냐?!!!!"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병윤이가 화장실에서 똥을 누다 말고 말한다.
"엄마! 그거 화내는 거 아닌데 왜 화내! 냉장고냐면서!"
"뭐?"
"그건 화내는 게 아니지!"
기가막혀 할 말이 없다. 그러더니 하는 말,
"엄마, 엄마는 화내도 하나도 안 무서워!"
그 말을 듣자마자 목청 높여 소리를 질러 봤다.
"이래도?"
"푸하하하, 전혀 안 무서워!"
"왜 내가 안 무서워?"
"푸하하하, 엄마 몰라? 엄마는 학생이잖아!"
그래, 병윤이는 요즘 들어 부쩍 유치원을 옮기겠다는 말을 자주했다.
"선생님이 무서워서.."
"미술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선생님들이 화를 내면 벌벌 떤다고 했다.
언젠가는 집에 와서 주말 내내 물고기 그림에 하늘을 색칠하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완성해내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혼이 난다는 것이다.
마음 아픈 일이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럼 엄마가 화내면 무슨 생각해?"
병윤이가 팔을 번쩍 올리고 어깨를 까닥이며 말한다.
"왜 이러는거지? 하구 생각해"
하고는 피식피식 웃으며 걸어가 버린다.
엄마는 엄마인데, 엄마가 학생이라, 무섭지 않다라.
이 묘한 논법 속에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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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인지 넌 다 알아듣는다는 건가? 엄마는 위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