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똘똘이가 유치원에서 신기한 장난감을 만들어 왔드랬다.
다쓴 풀뚜껑과 병뚜껑, 필름통을 테이프로 이어붙여, '손전등'을 만들었노라며 즐거워했다.
그리고는, 그 안에 진짜 '전구'를 넣어 불이 들어오게 해주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어릴 때 꼬마 전구를 건전지와 연결하였던 과학실험이 생각났다.
"풀뚜껑 속에 전구가 쏙 들어간다면~!!, 우리만의 손전등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행복해졌다.
나는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사이에 문방구로 달려가서 꼬마전구를 사고, 손전등의 현실화 작업을 단행했다...ㅋㅋㅋㅋㅋ

열심히 만들긴 했지만, 스위치 기능을 몰라서 불을 키기 위해서는 집게를 눌러 연결해야 한다.
내딴엔 너무나 멋진 아이디어 같아 짜잔 하고 내놓았지만, 연결하기 불편하다며 아이가 조금 투덜댔다.ㅋ
그렇지만, 자기만의 손전등이 완성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는 매일 밤 저 손전등을 켜놓는다.
저 불빛 아래, 내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잠에 든다.
하지만, 머니머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제 몸에 꼬옥 맞는 종이집이다.
유치원에서 나누어준 교육 자료 속에 나온 종이 상자 집을 보고는 부러워하길래,
큰 상자를 구해, 칼로 슥삭슥삭 잘라 만들어 줬다.

이제는 아예 바구니 하나를 마련해서 병뚜껑, 과자상자, 부러진 집게를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
아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나는 아이디어 현실화를 위한 제작을 담당한다. 뭐, 겨우 테이프를 붙여 주는 정도이지만 ㅋㅋ

3년 전쯤......아이에게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나중에 사줄게" 혹은 "그래, 사줄게", "먹고싶니? 사줄게" 라는 것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 일이 있었다. 결국 '사고', '쓰고', '버리는', 소비자의 삶만 있구나 하는 자각이 들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직접 케익도 만들고, 떡도 만들고, 아이의 옷, 커텐을 직접 만드는 친구, 산에서 주워온 나뭇잎, 가지로 아이와 멋진 작품을 만드는 언니, 손으로 직접 그림도 그리며 작은 공방 만들기를 꿈꾸는 친구....이런 이들의 지혜를 모아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쓰는 생활공방같은 것 하나 있음 참 좋겠다는 꿈을 꿔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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