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놀아
똘똘이가 글자들을 뱉어내며 논다. A4 크기의 하얀 종이 위에 노래 가사를 적는다. 어디서 들은듯한 동요, 동화의 글귀들을 마구 반복하기도 하고, 아무 뜻 없는 단어들을 조합하여 빵상아줌마식 가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아무래도 하나TV를 보며 한글공부를 한 탓인것 같다. 영어식 표기를 그대로 쓴 영화제목 '이글아이', '헐크' 뭐 이런 글자들을 따라 적으며 한글 공부를 했기에, 그 아이에게 한글은 '음성언어'로 체득되어 있다. 따라서, 의미없는 글자들을 마구 흩어 적는 것이 하나의 놀이로 고착된 것 같다.
오늘은 작사가 똘똘이, 작곡가 마로 놀이를 했다. 똘똘이가 작사를 해서 들고 오면 내가 곡을 붙여 노래를 하는 놀이다. 작사, 작곡 모두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다. 어디서 본듯한, 어디서 들은듯한 것들을 마구 생각나는대로 쏟아내다보니 그렇다. 창작은 하되 창작은 아닌 것들이지만, 창작은 아니되 창조적 유희를 맛보는 시간이 된다. 아이는 가사를 적고, 나는 노래하고, 다시 아이는 그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춘다. 그야말로 '놀자, 즐기자'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 놀자가 목적이고, 노래하자가 목적이고, 춤추자가 목적이다. 잘했는지, 못햇는지가 중요하지도, 옳은지 그른지가 중요하지도 않다. 그냥, 우리가 원하는대로 그 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여섯살 똘똘이가 아니었다면 감히 경험할 수 없는 세계다. 나처럼 철저히 계몽적이고 쓸데없이 반성적인 소심형 인간은 더더욱 그렇다.
(1) 마로이2 - 교로이티 로고이
오리 아기요 아무 생가엄시(생각없이) 행복카기애애요
가치이블러(같이 불러) 비이로 반으로 미트(?)으로 간다
고리아 지구를 가치(같이) 하아늘을 가아치(같이)
고리아를 해서 지구를 도아 종아 종아요
(2) 시장에서....(내가 제목을 적어줬다)
빙빙븡븡릉 자동차를 타고 시장을 가요
시장애서 모를(무엇을) 사쓸가요(샀을까요)
몰산는지 알개서요 (무얼 샀는지 알겠어요)
바나나 오랜지 사서요(샀어요)
라라 시장은 재미서요(재밌어요)
라라 시이장 재미서요
(3) 애국가 개사쏭 (유난히 애국가를 좋아하는..ㅠㅠ)
교순님(교수님)이 보우하사 대한사람 대한으로
가치(같이) 가치(같이) 하남님(하나님)을 도아종종라라
가치 노라요(같이 놀아요)
함기로를(?)해요.
하남님(하나님) 가치 노라 (같이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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