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 어떤 핀끝

신문


오늘 핸드폰 수리 때문에 SKY 주안 영업소에 갔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기에 무얼할까, 무얼 읽을까 두리번 두리번 거리니,
동아일보가 책상 위에 떡허니 놓여 있다.
오기 전에 한겨레 신문을 훑어 보았기에,
이래저래 오늘자 동아일보는 어떤 논평을 내놓고 있나 비교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펴들었다.

우선, 보선 결과에 대한 평가부터 다르다.
한겨레는 민주당의 패배를 강조하고, 역시 동아일보는 한나라당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었다.
한미 합동훈련의 의미를 대북 압박용으로 무척 중여하다며 대놓고  들먹이고,
4대강 찬성의 이유를 한강변에 도로를 만들어 놓으니 자전거도 타고 얼마나 좋으냐는 식으로 우겨댄다.
50,60년대 부터 줄곧 주장해온 반공, 개발 논리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논평들. 이그그.
논문 때문에 60년대 자료들을 좀 들추어보곤 했는데, 혹시 지금 보고 있는 이 신문이 40년 전의 것은 아닌가 날짜를 다시 확인해 보고 싶었을 정도!!
뭐, 모르는바도 아니고, 새로운 사실도 아니지만,
이렇게 가끔 신문을 통해 직접 대면하고 나면......
화가 치솟는다.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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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 2010/07/30 00:19 Trackback. : Comment.
 

아줌마는 왜?


요즘, 우리 아이 덕에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놀이터에서 만난 또래 친구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형들까지 집으로 몰고 오기 때문이다.
컴퓨터도 하고, 신디사이저도 치고, 블록도 가지고 놀고, 뜀뛰기도 하고, 강아지랑 놀기도 한다.
가끔 아이스크림 간식도 제공! 뭐, 재료가 있을 땐 피자식빵을 만들어 주기도 했지..음하하.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오고 가니 정신이 없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알아 가니 좋다.
(어린이 잡식 놀이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ㅋㅋ 딱, 내 적성. 프로그램도 없고, 아무것도 없지만, 책도 있고, 놀이감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마당도 있어서 오고 싶을 때 오고 오기 싫으면 안 오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책 읽고 싶을 때 읽고, 그림 그리고 싶을 때 그림 그리는..ㅋㅋ 그냥 내꿈!)

그 중 한 아이는 동네에서 만나면 나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손을 흔들며 "아줌마 어디가요?" 라는 질문도 우렁차게 건넨다.
오늘 밤에 남편과 내일 떠날 여행 준비로 짐을 나르다 잠시 쉬고 있는 틈에 그 아이를 만났다.
"아줌마 밤인데 왜 여기 있어요?"
"응, 내일 여행가려고"
아빠와 누나는 슈퍼 있는 쪽으로 멀어져 가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내 옆에 꼭 붙어 앉아 계속 질문을 해댄다.
"아줌마 비행기 타고 가요?"
"아니, 차타고"
"아줌마 회사 다녀요?"
"어, 아니?"
"(분명 아니라고 했는데) 아 아줌마 회사 휴가구나.."
결국, 누나가 부르는 소리에 달려갔다.
1,2분도 안되어 다시 나타나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또 큰 소리로 나를 부른다.
"근데, 아줌마 밤인데 왜 여기 있어요?"
"(에이, 아까 물었으면서)(큰 소리로) 산책하려고!!11"
"아..네"

꼬박 꼬박 '아줌마..'를 붙여서 여러 질문들을 던져대는 것이 즐겁고 좋다.
마치 그 아이와 친구가 된 기분이다.
헌데,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 질문을 오늘 낮에 던지고야 말았으니
"아줌마, 근데 왜 배가 나왔어요?"
"....."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학년 짜리 아이가 '대신' 대답한다.
"임신했나?!!"
"우리 엄만 임신했을 때 배 조금밖에 안 나왔는데!!"

어쩌라구ㅠㅠ...
푸하하하 웃을 수밖에.ㅋㅋ
뭐, 그래도 좋다!
길거리 지나다가도 반갑게 인사하는
동네 꼬마 친구들이 많아져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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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도


"언니, 제가 정신줄 놓지 않고 사는것 만도 다행이에요.."
우울한 S언니 옆에, 우울한 자태의 내가, 아이를 안고 있는 H와 함께 밤 10시에 근처 공원에 갔다.
일곱살 난 아이 둘, 다섯살 난 아이 하나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가, 바둑 두는 노인 옆에 앉아 구경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 속에 벤치에 앉아 있는 것도 좋지만 웬지....
"언니, 소주 한 병 그냥 벌컥 벌컥 들이키고 싶네요"
"야, 네 정신상태가 나랑 똑같구나"
아이를 안고 있는 친구를 붙잡아 놓고 미안한 마음에,
"우리 소주나 한 잔 할까?.."
라고 더듬더듬 말했더니 돌아오는 대답.
"아니, 막걸리! 난 먹걸리!"
그래.그래. 그래서 난 네가 좋다!

오천원을 들고 슈퍼로 달려가는데,
"야야 난 처음처럼이다. 아니면 프래쉬나. 그거 아니면 안돼!"
으이구. 까탈스런 입맛이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그래도 좋다!
아이들이 먹을 간식, 처음처럼 한 병, 장수 막걸리 한 병, 종이컵 세 개, 오다리 두개를
오천 7백원을 주고 사서 검은 봉지를 들고 다시 공원으로 향했다.
종이컵에 막걸리와 소주를 따라 한 잔 마시니 주절주절 넋두리가 절로 나온다.
"요즘은 참.......희망... 의지 뭐 이런 거.. 많이 소진해 버렸어...아..여기 벤치에 그냥 누워 자고 싶다!"
"야야..그러지는 말자!"
"인생 참 우스운거야. 뭐든...예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한 순간에 일어나... 전혀 못할 것 같은 것 해버리는 것도 정말 한 순간이야..노숙? 할 수 있을 것도 같애...^^:"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12시.
현관 건너편 나무 밑에 어떤 남자가 셔츠를 벗고 런닝만 입은채 고개를 푹 숙이고 담배를 피고 있다.
술냄새가 여기까지 풍겨 올것 같은 분위기.
아니나 다를까 내 남편이다.
"으이구 으이구 아빠 또 취했다!"
아이가 아빠에게 달려갔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삼십대 중반의 나, 삼십대 후반의 남편.
우리는 왜 그렇게 힘이 든걸까.
그리고 뭐가 그렇게 힘이 든걸까.

남편을 부축해서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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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2010/07/29 14:13 Trackback. : Comment.